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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태엽 오렌지 - 자유, 국가 그리고 코로나 (2)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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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태엽 오렌지 - 자유, 국가 그리고 코로나 (2)

성장은 우상향 2020. 5. 13.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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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라는것이 그 무엇보다 우선해야할 가치는 아니다. 헌법에도 나와있다. 타인에게 혹은 사회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는 경우 자유는 제한된다. 그것이 사람이든, 사회제도 혹은 돈이든...

범죄자를 감옥에 가두어 자유를 제한하는 것, 허술한 금융시스템이 사회와 우리경제에 돌이킬 수 없는 악영향을 준다면 사회를 보호하기 위해 얼마든지 법으로 규제하고 제한할 수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한국사회에 아쉬운 점은, 실수로 인한 두려움, 사회에 박힌 관념으로 일단 무엇이든 제한하고 보는 경향이 우리 사회에 크게 작용한다는 점이다. 특히 정부에서 신산업을 대하거나, 공격적인 방식의 투자상품에 대해 대하는 태도를 보면 안타깝다. 물론, 시민들 역시 정부의 이런 태도에 그다지 부정적이지 않기에, 혹은 선호하는 경향이 있기에 정부도 그런 needs를 충족해 주는 것이지만.

 

왜 우리는 일이 터지면 일단 제한하고 보는걸까? 그게 편해서? 책임지기 싫어서?

https://www.mk.co.kr/news/stock/view/2020/05/503515/

 

레버리지ETF·ETN 투자…1000만원 없으면 못한다 - 매일경제

금융위, 과열 방지 위해 기본예탁금 규정 만들고 신용거래 대상서도 제외

www.mk.co.kr

 

 

한국이 서양의 다른 국가보다 제도적으로, 그리고 한국 전반의 문화적으로도 개인의 자유를 제한한다는 것은 사실이다. 정부가 시장을 상대로, 기업이 직원을 상대로, 부모가 자식을 상대로 자유를 상대적으로 제한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지도자가 사실상 세습하면서 엄격한 법으로 사람들을 통제하는 싱가폴이나, 인권 무시하고 기업이 망하면 그냥 국유화 하는 중국과 비교하면 지금 이 글은 투정 부리는 수준이긴 하다.) 역시 이 사회의 일원으로서 이 문제에 자유로울 수 없다. 그도 그럴것이 한국에서 태어나 큰 문제없이 수십년을 살아왔는데 국가, 민족 특유의 문화, 관념에 적응하지 않았다면 멀쩡히 사회에 적응하기 어려워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초, 중, 고, 대학에서 학생들이 선생님들 질문에 손을 잘 들지 않는것만 봐도 한국이 개인들에게 그다지 자유로운 사회는 아니라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지 않는가? 학생들이 손을 들지 않는 이유는 크게 2가지라는 것이 기정 사실인데(사실 내 뇌피셜이자 내 모습이기도 하다) 하나는 내 답이 틀리면 어쩌지 하는 걱정(= 사회가 실수에 관대하지 않음), 다른 하나는 내 주장이 남들이 보기에 허무맹랑하지 않는지(= 남의 눈치를 그만큼 많이 본다는 것)에 대한 걱정이 대부분일 것이다. 대학에서 스웨덴에서 온 친구들을 만난적이 있다. 한국의 대학수업과 스웨덴 대학수업 풍경에서 서로 다른점이 있느냐 물었을때, 그들이 말한 가장 큰 차이는 '교수와 학생들 사이에서 느껴지는 위계질서'였다. 우리야 교수님께 깍듯이 대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그들 문화에선 교수는 학생들이 어려움을 느낄 존재도 아니고, 발표는 물론 교수가 가르치는 이론을 두고 비록 멍청한 소리라 할지라도, 그건 왜 그런 것인지에 대해 대놓고 물어본다고 한다. 그쪽에서도 예의 밥말아 먹은 행동이긴 하지만, 한술 더떠 수업시간에 책상에 발을 올리는 학생도 있다고 하니 말 다했다. 그 이야기를 들으니 확실히 문화적인 차이가 느껴졌다. (다만 걔네들도 사회적으로 암묵적인 억압(?)은 있다. 얀테의 법칙이라고.)

 

초, 중, 고를 보낸 2010년대 까지 가정, 학교, 일련의 사건사고(2002 월드컵, 휠체어탄 재벌들, 탄핵 등등)들을 보며 느낀, 한국사회가 추구하는 가치는 대체로 '공동체, 민주주의, 반 재벌, 반 시장주의(민영화 반대여론, 사농공상)'가 아닐까 생각한다. 여기에 동의하지 않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2010년대 이후로 개인주의 성향이 커지고, 한국사회가 타인에게 야박한 점이 있다는 점, 국가가 시장을 주도하는 것에 어느정도 인식을 갖는 사람들이 늘었음을 느낀다. 돌이켜 보건대, 초중고+대학교육을 받으며 4.19, 5.18을 배우고, 민주주의가 중요하다는 것을 배우긴 했지만 자유라는것에 대해 알려준 사람은 없었다. 그러다가 대학에 들어와 책을 읽고, 해외주식에 관심을 두면서 중요한 것을 알게 되었는데, 바로 '자유' 라는 것이었다. 서양에서는 '자유'라는것에 엄청난 가치를 부여하는데, 그도 그럴것이 미국, 그리고 한국의 헌법이 근간이 되는 독일, 영국법이 성경에 근거를 두었기 때문이다.

(갈 5:1)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자유롭게 하려고 자유를 주셨으니 그러므로 굳건하게 서서 다시는 종의 멍에를 메지 말라

성경을 모르는 사람이라도, 성경에서 예수님의 피로서 원죄는 사라졌다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 고결한 예수님이 희생을 했다는 것이고, 한마디로 미천한 인간을 위해 예수가 희생했을 만큼 모든 인간은 고결하다는 얘기다.

중세시대, 종교의 권위가 강해지자 교황이 권력을 갖고 인간을 지배했다. 종교의 이름으로 사람들을 억압하는데 그치지 않고 그들의 부패는 극에달해, 잘못을 해도 이것만 있으면 회개할 수 있다며 면죄부를 돈주고 팔았다. 이에 마틴 루터가 95개조 반박문으로, 성서에 어긋나는 가르침들을 거부하면서 종교혁명이 일어나게 된다. 16세기 초, 종교의 억압에서 벗어나자 인간 중심의 문화, 르네상스 시대가 열리게 된다. 물론, 르네상스 시대에 문화, 기술면에서 중세시대보다 비약적인 발전을 거두었지만 농민들의 삶은 크게 달라지진 않았다. 르네상스시대 기술과 문화는 발전했지만 한편으로 절대왕정의 시대가 열린다. 이 시기는 대략 백년전쟁 말 샤를 7세부터 최고 전성기인 루이 14세까지 시대를 말하는데, 막대한 토지를 가진 영주의 힘이 점점 약해지는 반면 국왕은 영주들의 힘을 국왕을 중심으로 집중시켰다. 농민은 여전한 수탈의 대상이었으며 상업이 발달하고 대항해 시대가 열리고, 기술이 발전하면서 부르주아(자본가) 계층이 약진하게 된다. 종교혁명 이후 그렇게 절대군주(왕정)시대가 도래한다. 이젠 사람이 사람을 지배하자 사람들은 프랑스 혁명과 명예혁명을 일으켰다. 혁명 이후 더이상 사람을 사람이 지배하지 못하게 되었으며 오로지 법만이 사람을 지배할 수 있게 되었다. 그것이 바로 법치주의이며, 비로소 사람이 사람을 지배하는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 서양에서는 혁명으로 봉건제, 절대군주제를 타도하고 법률상 자유를 되찾고 민주주의로 다수 대중인 평등한 시민 계급이 지배하는 사회를 건설하게 된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한국의 근대사는 자유없는 민주주의가 앙꼬없는 찐빵임을 잘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엄밀히 말해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때도 대중들은 투표로 대통령 혹은 국회의원을 뽑았다. 물론 간접적으로 대통령을 뽑아도 보고, 헌법도 몇번 바꾸고, 사사오입하고 유신으로 대한민국이 북한.. 바로 직전까지 간적도 있었지만 대통령, 국회의원을 뽑을때 형식적으로 민주주의의 꽃인 '투표'는 했다. 북한도 투표를 하긴 하기 때문에 자신을 지칭할때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으로 부른다. 일당제를 유지하며 3대 세습을 하고 있지만, 엄연히 (만장일치)투표로 높은 자리에 오르고 국가 방향을 결정하기에 '민주주의'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그 시대에 사람들이 들고 일어난 결정적 계기가 독재로부터 '우리의 자유'를 지키려 들고 일어난 것 아닌가? 이런 의문이들었다. 국민들이 직접 투표로 국회의원, 대통령 뽑게 하고 정부에선 '우린 민주주의다!' 말할 수 있지만, 모임을 제한하고 언론사 탄압하고, 멋대로 사람을 끌고가면서 '우린 자유롭다!'라고 말할 수 없다. 그건 민주주의가 아니라 신체의 자유, 언론의 자유. '자유'의 영역이다.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같은 독재자들은 바로 그 자유를 탄압한 것이고. 

 

 


 

 

팬더믹 이후, 사실 그 이전부터 약간씩, 알게 모르게 자유가 작아지는 느낌이 든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두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에코세대, 밀레니엄 세대들이 이전세대보다 솔직한 표현을 하고, 과거엔 생각지도 못했던 직업을 갖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어른들도 트렌드 변화에 따라가려는 노력으로 그들을 이해하려 노력하고있다. 여성운동, 성소수자들도 과거보다 더 사회진출을 많이 하고 있기는 하다. 이런 현상은 확실히 사회가 이전보다 더 자유로워지고 있다는 사실을 느끼게 한다. 개인간 더 직설적인 방법으로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고 돈 버는 방법은 이전보다 비교할 수 없을만큼 넓어지고 또 여기에 대해 사람들이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다만 기술발달과, 결정적으로 팬더믹으로 인해 우리같은 사람들이 느끼기 힘든 방식으로 자유가 사라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예를들면 이런 것이다. 팬더믹으로 감염이 발생하면 그 지역의 주민들에게 문자가 간다. 팬더믹을 막기 위해 감염경로를 추적하는 것은 너와 나의 안전을 위해 어느정도 감수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매일 하루에 2번 이상 사회적 거리두기를 당부하는 문자가 오는데, 나는 그것을 보면서 국가가 의도한 메시지를 이토록 빠르게, 원하는 대상에게, 정확히 전달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국가뿐만이 아니라 기업도 마찬가지다. 알고리즘은 어느순간부터 우리는 표면으로 느끼거나 볼 수 없지만, 알게 모르게 자유를 통제하고 있다. 아마 내 유튜브 추천영상과 당신의 추천영상은 20대 그리고 남성. 이 2가지 키워드만 달라도 유튜브에 노출되는 채널의 차이가 심할 것이다. 네이버 메인뉴스 역시 내 관심사에 맞추어질 것이고. 이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결과를 낳을지 모르겠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요즘 세대간, 성별간, 정치성향에 따른 취향이 확고히 달라지는 모습이다. 혹시 2020년 5월 현재 한국 음원시장 1위가 무엇인지 아는가? 불과 5년 전만 해도, 인기 아이돌, 유행하는 노래를(BTS는 아시지만 노래는 모른다.) 아버지도 알고 계셨지만 이젠 나조차 음원 1위가 무엇인지 모른다. 요즘 아버지는 미스터 트롯을, 나는 그냥 깡이나 듣거나, 스트리밍으로 아무 노래나 들을 뿐.

10년 전만 하더라도 텔미, 소핫, 소녀시대, 빅뱅 만큼은 10~50대가 어느정도 같은 문화를 공유했다. 헌데 지금은 세대간 공통분모가 잘 보이지 않는 것 같다. 어쩌면 정교한 알고리즘으로 우리의 행동은 의도치 않게 더 강화되고 있는것 아닐까..?

 

경제적으로도 국가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어려움에 처하는 기업들이 많아지자 산업은행 그리고 기업은행이 다시 부실기업의 채권을 짊어지게 되었는데, 물론 이런건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다만 코로나19로 기업은 물론, 소상공인과 가계가 어려움에 처하자 정부에서 공공일자리 사업등으로 부양을 하게 되었고 본격적인 경제부양을 위해 정책을 만들어 전례없는 재정을 퍼부을 것이다. 시장은 그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갈 수 밖에 없을 것이고. 아마 코로나로 인한 영향이 길어질수록 정책 결정자들의 영향력이 그 어느때보다 중요해지고, 더 강력해 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https://www.asiae.co.kr/article/2020040716101198886

 

부실기업 짊어진 국책은행…부실채권 증가에 허리 휜다(종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두산중공업에 이어 쌍용자동차마저 유동성 위기에 직면하면서 '방파제' 역할을 하는 산업ㆍ기업ㆍ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들의 고심도 커지고 있��

www.asiae.co.kr

 

위에서 정부가 시장을 어떻게 대하는지를 서술하면서 현 정부에 비판적인 관점으로 글을 작성했다. 코로나 이전, 현 정부의 여러 정책들(정책결정권자들의 포지션과 반대되는)과 지나치게 국민 감정을 조성하는 것, 기타 여러가지 비판적인 입장이다. 하지만 코로나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가 이번에 대처한 방법이 잘못됐다고 말하고 싶지 않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딱히 방법이 없다는 점을 잘 알고 있고 그렇기에 되려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코로나로 인해 정부의 역할이 어느때보다 중요해졌고, 그렇기에 팬더믹 이전부터 현 정부가 바래왔던 기조에 날개를 달아주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금 이 시기가 4차 산업혁명, 팬더믹, 무역전쟁.. 정말 중요한 분기점 혹은 분기점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그들이 어떤 정책을 펼까. 그리고 그 결과 우리는 어떤 삶을 살게될지 궁금하다.  

 

 

 

 


 

시계태엽 오렌지 - 자유, 국가 그리고 코로나 (1)

exponentialgrowth.tistory.com/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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